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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685기는,
1992년 02월 12일에 포항 해병훈련단 제1대대에 입대하였습니다. 1주일간의
가입소 기간을 거친 뒤 훈단장님께(해병대 준장 전도봉) 정식으로 입소신고를 하고,
본격적인 해병이 되기 위한 6주간의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해병은 처음부터 빨간
명찰이 아니었습니다. 분홍 명찰이 빨간 명찰이 되기까지는 많은 인내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늘이 다섯 번 바뀐다는 훈단이 있는 오천읍!
여느 선임해병들이 거쳐갔던
그 길을 우리 역시 밤이면 빵빠레와 순검의 악몽 속에 낮에는 반복되는 훈련으로
몸과 마음은 상처투성이로 변해갔지만 처음 해병대를 지원했던 그 마음을 되새기며
하루 하루를 견뎌 냈습니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개성으로 살아오다 "해병685기"라는
이름으로 뭉친 우리들은 때로는 원수처럼 때론 형제처럼 즐거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처음이자 마지막인 훈련소 시절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수료식이 있던 날!
그리운 가족과 상봉의 기쁨을 누리던 것도 잠시.
그 밤이 지나면 우리는 1사단으로, 2사단으로, 6여단으로 뿔뿔이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훈련소를 떠나는 날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그 밤이 지나고 다음날 우린 눈물로
동기들을 각자의 실무로 보내야만 했습니다. 동기가 뭔지를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각자의 실무!
해병 685기는 1사단에서 00명, 2사단에서 00명, 6여단에서
00명, 사령부에서 00명, 기타 00명이 국가전략기동부대의 일원인 해병으로서 임무수행을
충실히 하였습니다. 때로 꼴통과 체질로, 때로는 사랑 받는 후임으로, 때로는 존경받는
선임으로 각자의 맡은바 책무에 최선을 다하여 선배들이 이루어왔던 찬란한 해병정신을
몸과 마음으로 새기며 악기와 깡다구로 살았습니다.
전역!
27개월 10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을 "해병685기"라는
이름으로 1994년 5월 22일에 전역을 하였습니다. 전역교육대 위병소를 나서며 돌아보니
그간의 시간이 하룻밤의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끝나는 것을 그토록
처절하고 한 맺힌 일들로 보낸 시간들로 고뇌했단 말인가!" 즐겁고 기뻤던
일들보다는 힘들고 괴로웠던 지나간 시간들이 더 많이 생각나는 건 피할 수 없는
고통이었기에, 그래서 즐겼기에 그랬나 봅니다.
입대 후 10년!
이제 해병685기는 입대 후 10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돈도 빽도 없는 해병이다 보니 각자의 먹고 살길이 순탄치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서로를 궁금해하며 보낸 시간이 10년이란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 동안 먼저 간
동기도 있고 연락조차 안 되는 동기들이 많지만 더 늦기 전에 다시 뭉치기로 했습니다.
처음 입대하던 그 마음으로 험한 세상 함께 살아가고자 합니다.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던 훈련소와 실무에서의 뜨거운 동기애로 기쁠 때나 슬플 때 소주 한잔
나눌 수 있는 그런 "해병685기"가 되고자 합니다. 가슴에 새긴 빨간
명찰의 그 붉은 색깔만큼이나 강렬한 동기애로 우리 자신과 해병대, 나아가 국가와
국민에 헌신할 수 있는 "해병685기"라는 여섯 글자 남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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